한 번 맛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 중독적인 얼얼함으로 우리 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훠궈와 마라탕.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두 음식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지 못하고 “비슷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훠궈와 마라탕은 직접 끓여 먹느냐, 완성된 요리로 나오느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입니다. 마치 여럿이 함께 즐기는 ‘중국식 샤브샤브 잔치’와 빠르고 간편하게 즐기는 ‘나만의 맞춤형 국물요리’와 같다고 할 수 있죠.
이번 글에서는 훠궈와 마라탕의 기원부터 먹는 방식, 맛의 차이까지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더불어 마라탕의 원조 격인 ‘마오차이’와의 차이점까지 확실하게 알려드릴 테니, 더 이상 헷갈리지 말고 취향에 맞는 메뉴를 선택해 보세요!
훠궈(火锅)
훠궈는 한자로 ‘불 화(火)’에 ‘냄비 과(锅)’를 써서, 이름 그대로 ‘불 위에 냄비를 놓고 끓여 먹는 요리’를 의미합니다. 식탁 중앙에 놓인 끓는 육수에 각자 원하는 신선한 재료를 살짝 데쳐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죠.
- 기원: 훠궈의 기원은 몽골 등 중국 북방 유목 민족의 음식 문화에서 찾는 설이 유력합니다. 추운 날씨에 여럿이 둘러앉아 양고기 등을 냄비에 끓여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죠.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지역별 특색을 담은 다양한 스타일로 발전했습니다.
- 먹는 방식:
- 육수 선택: 훠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육수(궈디, 锅底)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맑고 담백한 ‘백탕(白汤)’, 맵고 얼얼한 ‘홍탕(红汤)’을 기본으로, 토마토탕, 버섯탕, 커리탕 등 가게마다 특색 있는 육수를 제공합니다. 보통 두 가지 육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원앙궈(鸳鸯锅)’를 많이 이용합니다.
- 재료 주문: 메뉴판을 보고 소고기, 양고기, 해산물, 채소, 버섯, 두부, 면 등 원하는 재료를 주문합니다.
- 직접 조리: 끓는 육수에 주문한 재료를 넣어 살짝 익혀 건져 먹습니다. 고기는 얇아서 금방 익고, 채소는 숨이 죽을 정도로만 데쳐 먹는 것이 좋습니다.
- DIY 소스: 훠궈의 화룡점정은 바로 ‘소스’입니다. 대부분의 훠궈 전문점에는 ‘소스바’가 마련되어 있어 직접 소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땅콩 소스인 ‘마장(麻酱)’을 기본으로 참기름, 다진 마늘, 고추기름, 파, 고수 등을 취향껏 섞어 나만의 황금 레시피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꿀팁: 홍탕의 얼얼한 맛은 고소한 마장 소스가 중화시켜주고, 백탕의 담백한 맛은 간장 베이스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 특징: 여러 사람이 함께 냄비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사교적인 식사 문화가 특징입니다. 다양한 재료와 소스를 조합해 먹는 재미가 있어 외식이나 회식 메뉴로 인기가 높습니다.

마라탕(麻辣烫)
마라탕은 ‘저릴 마(麻)’, ‘매울 랄(辣)’, ‘데울 탕(烫)’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혀가 얼얼하고 매운 국물에 재료를 데쳐 먹는 요리입니다. 훠궈와 가장 큰 차이점은 손님이 직접 끓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주방에서 한 그릇의 완성된 요리로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 기원: 마라탕은 중국 쓰촨성 러산(乐山) 지역의 장강 주변 뱃사공들이 강변에서 돌을 쌓아 솥을 걸고, 여러 재료와 향신료를 넣어 한 번에 끓여 먹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바쁜 뱃사공들에게는 훠궈처럼 상을 차려 먹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른 식사 방식이었죠. ‘1인용 훠궈’, ‘패스트푸드형 훠궈’로 불리며 현대에 와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 먹는 방식:
- 재료 선택: 뷔페처럼 진열된 채소, 버섯, 푸주, 건두부, 옥수수면, 분모자, 중국당면 등 수십 가지의 재료 중 원하는 것을 직접 볼에 담습니다.
- 무게 측정 및 계산: 담은 재료의 무게를 재고, 원하는 고기(소고기/양고기)와 꼬치류를 추가하여 계산합니다.
- 맵기 단계 선택: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0단계(백탕)부터 3~4단계 이상의 아주 매운맛까지 맵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조리 및 시식: 주방에서 선택한 재료를 커다란 솥에 넣고 마라 육수와 함께 끓여 커다란 그릇에 담아줍니다. 별도의 소스 없이 국물과 함께 떠먹으면 됩니다.
- 특징: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재료만 골라 담아 나만의 스타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빠르고 간편하여 한 끼 식사로 제격이며, 훠궈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습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차이점
구분 | 훠궈 (火锅) | 마라탕 (麻辣烫) |
조리 방식 | 식탁에서 직접 끓여 먹음 (DIY) | 주방에서 조리 후 완성된 요리로 제공 |
육수 | 원앙궈 등 다양한 육수 선택 가능 (백탕, 홍탕, 토마토탕 등) | 보통 한 가지 마라 육수, 맵기 조절 가능 |
재료 선택 | 메뉴판 보고 주문 | 뷔페식으로 직접 골라 담음 |
소스 | 직접 만들어 먹는 DIY 소스 (마장, 간장 등) | 별도의 소스 없이 국물에 양념이 배어 있음 |
식사 형태 | 여럿이 함께 즐기는 사교적, 여유로운 식사 | 혼밥 가능, 빠르고 간편한 한 끼 식사 |
가격 | 상대적으로 고가 (재료별 주문) | 상대적으로 저렴 (무게별 계산) |
마라탕의 원조? 마오차이(冒菜)는 무엇일까?
마라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오차이(冒菜)’입니다. 마오차이는 쓰촨성 청두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마라탕의 원조 격으로 불립니다.
‘마오(冒)’는 ‘데치다’라는 뜻의 쓰촨 방언입니다. 마오차이는 손님이 재료를 고르는 마라탕과 달리, 가게에서 정해진 1인분의 재료를 대나무 채반에 담아 커다란 솥에 넣어 데친 후, 육수와 양념을 부어주는 방식입니다.
즉, 손님이 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면 ‘마라탕’, 가게에서 정해진 대로 나오면 ‘마오차이’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두 용어가 혼용되기도 하며, 마라탕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제 훠궈와 마라탕의 차이점이 명확해지셨나요?
친구,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여유롭고 풍성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훠궈’를, 혼자 또는 둘이서 내가 원하는 재료만 담아 빠르고 간편하게 화끈하게 즐기고 싶다면 ‘마라탕’을 선택해 보세요.
오늘 저녁,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