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1년여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옵니다. 밤잠을 설치거나 새벽에 일어나지 않아도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 많은 서학개미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서비스는 지난해 8월 갑작스럽게 중단되며 큰 혼란을 낳았는데요.
오는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되는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과연 무엇이 달라졌고, 투자자들은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과거의 중단 사태 원인부터 새롭게 강화된 안전장치, 그리고 투자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위험 요인까지 꼼꼼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주간거래, 왜 중단됐었나?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국내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국 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미국 정규장은 한국 시간으로 밤 11시 30분경에 시작하기에,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겪었던 시차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해결해 주었죠. 2022년 2월 삼성증권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8개 증권사로 확대될 만큼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은 2022년 8월 5일, 악몽 같은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국내 모든 증권사는 ‘블루오션’이라는 미국 대체거래소(ATS)를 통해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대체거래소(ATS)란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같은 정규 거래소가 아닌, 비교적 규제가 가벼운 별도의 전자 거래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그날 미국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주문량이 폭주했고, 블루오션의 거래 시스템이 처리 한도를 초과해 장애를 일으키며 셧다운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미 체결된 거래가 일괄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낮에 애플 주식을 매수해 계좌에 찍힌 것을 확인했는데, 몇 시간 뒤 “그 거래는 없던 일”이라며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은 셈입니다. 이 사고는 투자자들에게 큰 혼란을 안겼고, 결국 금융당국과 업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 안전하게 돌아왔다: 무엇이 달라졌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번 서비스 재개는 단순히 문을 다시 여는 것을 넘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거래 경로의 다중화
과거에는 ‘블루오션’이라는 단일 대체거래소에만 의존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제 증권사들은 반드시 두 곳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나 대체거래소(ATS)와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한쪽 거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경로로 우회하여 거래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둘째, ‘롤백(Rollback) 시스템’ 도입
‘되돌린다’는 의미의 롤백 시스템은 거래 오류 발생 시 투자자의 계좌를 사고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장치입니다. 작년처럼 거래가 취소되면서 계좌가 뒤죽박죽되는 혼란을 막기 위한 핵심적인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손실보상 기준 및 대응 매뉴얼 명확화
증권사들은 손실보상 기준과 절차를 명확하게 마련하고, 장애 유형별 대응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주간거래, 이것만은 꼭 알고 시작하세요!
안전장치가 강화됐지만, 주간거래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비롯되는 위험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다음 5가지 유의사항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1. 적은 거래량으로 인한 높은 변동성: 주간거래는 미국 정규장이 아닌 대체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참여하는 투자자가 적고 거래량도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가격이 갑자기 급등락하거나 왜곡될 수 있습니다.
2. 거래 미체결 가능성: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사려는 가격에 팔려는 사람이 없거나, 팔려는 가격에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거래가 아예 체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예고 없는 거래 제한: 미국 현지에서는 야간에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라, 주식의 분할이나 병합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예고 없이 해당 종목의 거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4. 거래 취소의 가능성: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강화된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현지 거래소의 사정으로 인해 이미 체결된 거래가 취소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작년 주간거래 중단의 결정적 원인이 바로 이 문제였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5. 시세 확인 및 주문의 불편함: 정규장이 아니다 보니 실시간 시세를 확인하거나 주문을 내는 과정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마치며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의 재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시간의 장벽을 허물어주는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더욱이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여러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강화된 시스템이 모든 위험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주간거래는 정규 거래와는 다른 특성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본인의 투자 성향과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