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의 포트폴리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H), 위기 속 기회일까?

워렌버핏 유나이티드헬스 투자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이 움직였습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H)의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버크셔의 16억 달러 규모 투자 소식에 UNH 주가는 하루 만에 14%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지난 1년간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만질 수 없는 주식’으로까지 여겨졌던 UNH. 워런 버핏을 비롯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UNH에 주목하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의 현황과 미래 전망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에 대해

UNH를 단순히 ‘보험사’로만 알고 있다면, 거대한 빙산의 일각만 보는 것입니다. UNH는 크게 두 개의 핵심 사업 부문을 통해 미국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1.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

미국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사입니다. 개인, 기업, 그리고 정부의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의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UNH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반이 됩니다.

2. 옵텀(Optum)

UNH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헬스 서비스 사업 부문입니다. 옵텀은 다시 세부적으로 나뉩니다.

  • 옵텀 헬스 (Optum Health): 의사 그룹, 클리닉, 외과 센터 등을 직접 운영하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옵텀 인사이트 (Optum Insight): 방대한 환자 기록과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병원, 정부 기관 등에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및 기술 부문입니다.
  • 옵텀 Rx (Optum Rx):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하나로, 제약사와 보험사 사이에서 의약품 가격을 협상하고 공급망을 관리하여 비용을 통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처럼 UNH는 보험(유나이티드헬스케어)을 통해 확보한 가입자를 자사의 서비스(옵텀)로 유도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UNH만의 독보적인 해자(moat)로 평가받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직면한 위기들

최근 1년간 UNH의 주가는 45%가량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 급증하는 의료 비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의료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며 보험금 지급 비용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고령층의 의료 이용 증가는 UNH의 보험 부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습니다.
  •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미국 정부의 보험금 환급 계획 변경 등 정책적 변화는 회사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 사법 리스크와 부정적 이미지: 현재 UNH는 메디케어 청구 관행과 관련하여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 부사장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 이후, 미국 내 건강보험 산업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상징하는 기업처럼 비치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리더십 공백: 지난 5월, 앤드루 위티 CEO가 갑작스럽게 사임하고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던 스티븐 헴슬리가 복귀하는 등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 이례적인 실적 부진: 수년간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UNH였지만,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월가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실적 전망까지 하향 조정하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워렌버핏은 왜 유나이티드헬스를 선택했을까?

그렇다면 워런 버핏과 같은 현명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악재 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요?

1. 저평가된 가치와 장기적 성장 잠재력: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는 격언처럼, 버핏은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저렴할 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현재의 단기적인 어려움이 UNH가 가진 장기적인 전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6.75배로, 역사적 평균이나 경쟁사 대비 매력적인 수준은 아닐 수 있으나, UNH의 시장 지배력과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때 현재의 주가가 장기적 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 강력한 ‘경제적 해자’: 앞서 언급했듯, UNH는 ‘보험-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진입장벽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강점은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원동력입니다.

3. 투자 심리 개선의 신호탄: 발앤게이너의 케빈 게이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버핏의 매수는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주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버핏의 투자는 그 자체로 해당 기업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현이며, 이는 다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크셔뿐만 아니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론 파인 캐피털 등 다른 유수의 헤지펀드들도 UNH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렌버핏과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향후 전망

워런 버핏의 투자가 UNH의 장기적 가치를 인정하는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도전과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UNH가 급증한 의료 비용을 감당하고 정부 지원 건강보험 가입자 감소 등의 문제에 대처하는 데 최소 18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합니다. 향후 몇 분기 동안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의료 비용 부담은 실적 회복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법무부 조사 결과와 같은 잠재적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경영진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과거와 같은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다시 보여주는 것입니다.

기회요인

미국 사회의 고령화는 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수요의 구조적인 증가를 의미합니다. UNH는 시장 지배자로서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 중 하나입니다.

또한,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옵텀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은 UNH의 미래 가치를 더욱 높여줄 핵심 동력입니다. 만약 경영진이 현재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비용 통제와 수익성 개선을 증명해낸다면, 주가는 현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상승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워렌버핏의 신규 포트폴리오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주가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UNH가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경영진이 신뢰를 회복하고 실적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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