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미세화 공정의 핵심인 증착 장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은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가 있습니다. 두 기업은 SK하이닉스라는 강력한 고객사를 공유하며 D램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서 함께 성장해 온 라이벌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두 라이벌 기업의 사업 모델부터 재무, 그리고 미래 투자 전망까지 비교 분석해보았습니다.
사업 모델 및 핵심 고객사
두 기업 모두 증착(Deposition) 장비를 다루지만, 추구하는 방향과 기술적 강점은 뚜렷하게 나뉩니다.
주성엔지니어링
기술 혁신 기반의 ‘다각화 전략가’ 주성엔지니어링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ALD(원자층 증착) 기술입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D램 공정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성의 진정한 차별점은 반도체 기술을 응용해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태양광(HJT) 장비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다각화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핵심 고객사는 SK하이닉스이며,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고객사를 넓히고 있습니다.
유진테크
선택과 집중의 ‘공정 기술 전문가’ 유진테크는 D램 미세화 공정에 필수적인 LPCVD(저압 화학증착)와 생산성이 높은 Batch 타입 ALD 장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다른 사업에 한눈팔지 않고 오직 반도체, 특히 D램 공정에만 집중하여 높은 기술 진입 장벽과 수익성을 확보했습니다. D램 선폭이 미세화될수록 유진테크의 장비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핵심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으로 글로벌 메모리 3사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재무 실적 및 성장성
2023년 반도체 불황으로 두 기업 모두 실적에 타격을 입었으나, 2024년을 기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어 2025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 구분 | 주성엔지니어링 | 유진테크 |
|---|---|---|
| 2024년 전망 | 매출 약 4,000억 원, 영업이익 약 970억 원 | 매출 약 3,200억 원, 영업이익 약 550억 원 |
| 2025년 전망 | 매출 약 4,400억 원, 영업이익 약 1,100억 원 | 매출 약 4,500억 원, 영업이익 약 1,000억 원 |
| 성장 동력 | • SK하이닉스 1b D램 전환 투자 • GAA 등 신규 공정 수혜 • 태양광 및 해외 고객사 수주 | • SK하이닉스 HBM 투자 확대 • 삼성전자 P4 라인 투자 • D램 미세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
2025년에는 두 기업 모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됩니다. 특히 유진테크는 HBM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으며 성장률 면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두 기업의 성장은 결국 핵심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2025년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30% 이상 상향한 데서 비롯됩니다.
주식 차트 및 투자자 수급 분석
지난 3개월간 두 기업의 주가 흐름 뒤에는 투자 주체별로 완전히 상반된 수급 동향이 있었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 기관의 꾸준한 매도 vs 개인의 굳건한 매수
- 차트 분석: 주가는 연초 고점 형성 후 조정을 거쳐 최근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9/19)도 5.82% 급등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 수급 분석 (3개월 누적): 지난 3개월간의 수급은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177만 주 이상을 꾸준히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168만 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그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습니다. 이는 기관이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비중을 줄이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회사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서는 ‘힘겨루기’가 지난 한 분기 내내 지속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유진테크: 기관·외국인의 동반 순매수, 견고한 우상향
- 차트 분석: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는 매우 강력한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견고한 랠리는 시장의 높은 신뢰를 반영합니다.
- 수급 분석 (3개월 누적): 유진테크의 수급은 주성엔지니어링과 완벽히 대칭됩니다. 지난 3개월간 기관이 91만 주, 외국인이 8만 9천 주를 ‘쌍끌이’로 꾸준히 순매수해왔습니다. 이 기간 개인은 상승하는 주가에 차익 실현 물량을 내놓으며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이슈가 아닌, 기관과 외국인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성장성을 확신하고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왔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투자전망
| 구분 | 주성엔지니어링 | 유진테크 |
|---|---|---|
| 투자 포인트 | • GAA 등 차세대 공정 기술 선점 가능성 • 태양광 신사업의 성장 잠재력 • 반도체 + α의 다각화 매력 | • HBM/D램 투자 확대의 직접적이고 확실한 수혜 • 높은 기술 진입 장벽과 안정적인 수익성 • 기관/외국인의 강력한 수급 뒷받침 |
| 기회 요인 | 반도체 기술 혁신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동시 수혜 |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
| 리스크 요인 | 기관의 지속적인 매도세, 태양광 사업의 수주 가시성 | D램 업황에 대한 높은 의존도 |
| 한 줄 요약 | 개인과 기관의 수급 공방 속, 혁신을 기대하는 성장주 | 기관과 외국인이 함께 이끄는 시장의 주도주 |
마치며
두 기업 모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반도체 장비 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를 넘어 태양광이라는 미래 성장 동력까지 확보하며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다만, 지난 3개월간 이어진 기관의 매도세는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신호입니다.
반면, 유진테크는 D램 미세화와 HBM이라는 가장 확실한 성장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3개월간 기관과 외국인이 보여준 꾸준한 순매수 기조는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강한 믿음을 증명합니다.
이번 글이 두 라이벌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